‘좋다’는 말에는 조화롭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서로 어긋나지 않고 잘 어우러지는 것, 어울리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뜻일 게다.
그럼 ‘나쁘다’는 무엇이겠는가. 좋지 않은 것을 나쁘다 하지 않았겠나. 어우러지지 않고, 어긋나고, 어울리지 않는 것. 이것이 나쁜 것이다.
나쁘다는 말은 ‘나뿐’인 상태와 연결해 생각해볼 수 있다. 자기 입장,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은 나쁜 것이니까. 만약 누군가에게 ‘당신은 나쁜 사람이다’라고 한다면 몹시 불쾌해 하면서 ‘내가 왜 나빠?’라고 반문할 것이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나쁜 짓은 뉴스에 나올 만한 악행이나 비난받아 마땅한 잘못을 저지른 경우이다. 그러니 자신이 나쁜 사람이라는 평을 듣는 것은 부당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기심 속에서 오로지 자기 생각에 빠져 살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남의 것을 빼앗고, 고의로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거짓말로 사기를 치는 사람들은 왜 그렇게 행동할까? 자기 생각만 하기 때문이다. 이 물건을 훔치면 저 사람이 얼마나 고통받을까, 내가 거짓말을 하면 이 사람이 얼마나 피해를 입을까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다.
나뿐이어서 주변과 조화롭지 않은 것, 다른 사람을 배려하거나 존중하지 않고 자신의 이기심에 치우치는 것, 다른 생명과 지구 환경을 살피지 않고 자신의 편리와 이익만 앞세우는 것 등 조화로운 공존의 가치를 깨뜨리는 행위는 분명히 나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너무 많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가 나쁜 사람인 걸 모르니 바뀌려고 노력할 리도 없다. 나쁘다는 말의 뜻을 알고 나면 비로소 자신의 이기심과 무지가 보일 것이다.
나쁜 상태를 돌이키는 방법은 간단하다. 나쁘구나 생각되면 좋은 쪽을 선택하면 된다. 좋다는 것은 자기도 좋고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것이다. 만약 자기에게만 좋은 것이라면 사실은 나쁜 것일 가능성이 많다. 나도 좋고 남도 좋은 것, 그것이 ‘얼씨구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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