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만물의 영장(靈長)이라고 한다.
그것은 인간이 고귀한 영성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다.
영성은 종교가 있고 없음과 무관하다.
종교가 있기 그 이전 본래부터 인간이 갖고 있는 속성이다.
하지만 문명이 극도로 발달하면서 영성의 의미가 차츰 변질되고 퇴색돼
이제는 영적인 존재로서 스스로를 자각하는 것이 매우 힘들어진 것 같다.
영(靈)은 사전적으로 기우제를 올리는 사람에서 파생해 주로 신령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이를 세 개의 입, 네 개의 눈썹 그리고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사람으로
달리 파자(破字)해서 보면 영(靈)이라는 글자 안에 깊은 의미가 담겨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입(口)이 세 개인 것은 자신의 입만 생각하지 말라는 뜻이다.
생존을 위해 자신의 입이 중요한 것처럼 옆 사람의 입, 다른 많은 사람들의 입도 존중한다는 의미이다.
그 입(口)은 생존만이 아니라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으로도 쓰인다.
그래서 항상 자신이 어떤 말을 하며 어떤 정보를 전하고 있는 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나쁜 음식보다 나쁜 정보가 사람을 더 불행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雨)자를 더 쪼개면 네 개의 눈썹으로도 볼 수 있다.
네 개의 눈썹은 네 개의 눈을 의미한다.
두 눈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 눈 앞에 있는 상황만 보고 전체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편견을 갖고 화를 부르기가 쉽다.
이와 달리 영성적인 사람은 네 개의 눈,
말하자면 다른 관점에서 전후, 좌우, 상하, 사방을 보고 느끼며
입체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통찰력이 있다.
상고시대부터 선조들은 그런 감각을 얻기 위해
무심(無心), 무념(無念), 무상(無想)이 돼야 한다고 했다.
생활 속에서 명상이 필요한 이유다.
이기적인 사람은 자기만, 자기가 속한 집단만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감각이 생길 여지가 없다.
욕심과 욕망에 가려져 도그마에 빠져 세상을 평면적인
하나의 시선으로만 보기 때문에 다툼과 분쟁을 일삼는다.
무(巫)자에서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사람은 자연이 나와 연결돼 있고
만물이 하나로 연결돼 있는 것을 알기에
자연과 모든 생명을 귀하게 여긴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알게 된 것처럼
영성적인 사람은 이 지구가 운명 공동체임을 알고 생활한다.
홍익인간이고 지구시민이다.
인간이 가진 영적인 가치를 사람 인(人)자 다섯 개 人 人 人 人 人로도 표현해 볼 수 있다.
사람人이라고 다
같은 사람人이 아니다.
사람다운人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人이
참 사람人이다
라는 뜻이다.
사람이면 사람이 가진 가치를 알아야 하며
그 가치를 알면 자신을 알고 인간을 아는 것이다.
영성이 제대로 발현되려면 먼저 바른 인성이라야 한다.
바른 인성은 옳고 바른 마음인 양심(良心)이다.
양심이 그 사람의 영적인 가치 기준이다.
양심이 없는 영성은 의미가 없으며,
양심을 지키기 어려운 사회는 영성이 병든 사회이다.
바른 인성이 하나 둘 모여서 화합하고
그런 공동체들이 융합하고 협동을 하면,
우리는 인간의 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영성의 시대,
정신문명의 시대를 열 수 있다.
인류가 직면한 최대의 전환점에서
'나는 누구이며, 우리는 왜 만물의 영장인가'를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건강한 삶 > 좋은 글, 시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홍익 (0) | 2021.06.17 |
---|---|
[책] 오늘부터 수승화강 (0) | 2021.06.16 |
[일지희망편지] 오염되지 않은 맑은 마음 (0) | 2021.01.14 |
From a distance, 멀리서 보면 (0) | 2020.12.30 |
알면서 행하지 않는 것이 두려움이다 (0) | 2020.12.24 |
댓글